2019-03-23

운동장은 어디로?

종종 승학산 등산을 하지만 오늘은 코스를 좀 바꿔 향학서점에서 내려 길 따라 상점가를 지나 쭉 올라간다. 오랜만에 본 소나무는 휠씬 더 커 보이고 연륜있어 보이는데 그만큼 시간이 지나서겠지.

책탑은 여전하고 사람은 달라졌다.


깜짝 놀란게 운동장이 없어지고 연못과 잔디, 나무가 심어져 있어 전혀 운동장으로서의 역할은 하지 못하게 되어 있었다. 언제부터 이랬지란 생각이 들고, 요즘 같으면 여럿이 모이는 집회는 누구도 원치 않을테니 ...





그래도 섭섭다.

땀 뻘뻘 흘리며 오르는데 김해공항에 내리려는 항공기가 아주 가까이 보였다. 평소에도 오늘과 그리 달라 보이지 않았을텐데 다른 때보다 더 커 보이는 모습에 가던 길을 멈추고 오래동안 지켜봤다.


정상에서 이 방향으로 항상 남기는 인증샷.
보통 한 두명 정도는 항상 정상에서 만났는데, 오늘은 갑자기 추워져 버린 날씨 탓인지 평소보다 늦은 시간 탓인지 아무도 없어 바람 불어 추운 정상에서 온전히 나만의 시간을 보냈다. 그래봐야 언 손을 녹이며 사진 찍고 준비해간 사탕을 먹는 일 정도.


햇볕이 잘드는 곳엔 벚꽃도 피어 있고, 진달래도 피어 있지만 그늘진 곳은 아직 꽃몽오리만 필 날을 준비하고 있다.


억새밭은 이제야 예전 풍성한 억새밭 모습이어서 좋아보였다. 몇년전 처음 왔을 땐 지금보다 풍성했는데, 나이가 들어서인지 듬성듬성해져 보기 별로였는데.


마침 깔딱 고개를 넘는 사람이 있어 난 임도로 둘러 걸었는데, 지난번에 확인했던 것처럼 고개를 넘는 시간과 임도를 통해 걸어오는데 걸리는 시간은 거의 비슷한 걸 확인했다. 깔딱 고개를 넘으면 휠씬 힘든데 시간이 차이나지 않는다니 땀흘린 보람없는 일이다.

꽃마을에 도착해 동동주 한 잔과 어탕 수제비 한그릇, 보상으로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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