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05-20

생판 처음 겪어본 오류와 황당한 결론

꽤 오래동안 컴퓨터를 사용해 보면서 여러 가지 오류를 겪어 때론 해결하고, 어떨 땐 아예 포기하고 살았었는데, 이번에 참으로 황당한 오류를 경험했다.

요즘 겪게 되는 왠만한 오류는 구글에서 검색하면 큰 어려움 없이 원인과 해결책을 알아낼 수 있는데, 이번 오류는 검색어를 뭘로 써야할지 결정하기 어려운 오류였다.

설명 추가

화면 왼쪽 위에 그림과 같은 검은 사각 상자가 나타나고, 키보드로 입력을 하면 한글 자음과 모음이 분리되어 입력되는 것이었다.
가령 '하늘'이라고 입력하려고 하면 'ㅎㅏㄴㅡㄹ'로 입력되는 것이었다.

마우스로 회색 부분 위쪽을 클릭하면 아래 X 표시가 숫자 100에서 다시 X로 카운트다운 되었다.

항상 나타나는 것이 아니라 나타날 때도 있고, 한참 괜찮다가 갑작스럽게 나타나는 것이었다.

처음엔 나타나는 간격이 적었는데, 신경쓰기 시작하면서 자주 나타났다.

이런 현상이 나타나기 전에 따로 설치한 프로그램은 없었고, 단지 모니터 스탠드를 듀얼로 바꾼 것 뿐이었다.

모니터 받침을 바꿨다고 소프트웨어적인 문제가 나타날 일은 없을테니 이건 원인이 아니라 생각했다.

항상 생각하지 않은, 이건 아니라고 생각한 곳에서 문제가 찾아지긴 한다.

도저히 원인을 파악할 수 없어 이상하다 싶은 프로그램은 다 지우고, 특히 '구라제거기' 프로그램으로 키보드 보안이니 하는 프로그램들은 싹 다 지웠다.

그래도 오류는 마찬가지 였다.

최후의 방법으로 운영체제를 새로 깔아보자고 마음 먹고 자주 가는 동호회 질답란에 장문으로 질문을 올렸다.


역시 금방 댓글이 달렸다.


검은 사각 상자 모양이 사운드 볼륨 조절바라는 이야기였다.
그러고 보니 볼륨을 50으로 맞춰 놓았는데, 자꾸 무음으로 되어 있던 것이 생각났다.

당장 키보드로 입력을 하는데 문제가 발생하는 중이라 볼륨은 신경쓰지도 못했었기 때문에 눈치채지 못했다.

사용하고 있는 키보드에 <FN>키가 있고 이것과 다른 키를 조합해서 볼륨을 조절하는 기능이 있었다.
이것도 모르고 운영체제를 새로 설치하려고 했으니 황당한 일이었다.
더구나 사운드 볼륨조절 표시라는 것도 몰랐었다는 것도 문제였다.

그것도 모르고 운영체제를 새로 설치하려고 했으면 안그래도 바쁜데 시간만 터무니없이 낭비할 뻔 한 것이다.

원인을 알았으니 키보드를 교체하면 되겠다 생각하고, 창고에서 3~4개를 꺼내 왔다.

혹시 또 안되면 다른 키보드로 바꾸려고 미리 준비했고, 타이핑 작업이 많아서 손이 편한 키보드를 찾는 것도 필요한 일이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키보드를 교체해도 마찬가지 문제가 발생했다.

키보드 문제가 아닌 것이었다.

역시 운영체제를 새로 설치해야 하나 생각하면 사운드 볼륨창이 실행된 것이니 그나마 쉬운 사운드 장치를 교체해 보자는 생각이 들었다.

메인보드에 사운드 장치가 없어 USB 사운드 카드를 설치해 두고 있었기 때문에 그것 때문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든 것이었다.

아니나 다를까 사운드 카드를 교체하니 문제가 해결되었다.

원인이 무엇이든지 상관없이 문제가 해결되어서 다행이었다.
당장 해야 할 일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시간이 좀 지나고 나서 진짜 원인을 알았다.

원인은 모니터 스탠드와 사운드장치 때문이었다.

동호회 장터에 올라온 Dell MDS 14를 구해 설치했었다.



보시다시피 모니터 두 대를 설치하는 모니터 스탠드로 상당히 덩치가 컸다.
원래 이걸 설치하면 모니터 스탠드가 자리를 덜 차지하고 편리할꺼라 생각했는데, 막상 설치하니 자리는 더 많이 차지했다.
이게 의외로 편리한 부분이 있었다.

공간은 많이 차지하지만 널찍한 모니터 스탠드 위에 잡동사니를 놓아 둘 수 있고, 모니터 두 대를 딱 붙여 놓을 수 있어 보기 깔끔했다.
피벗 기능을 포기하고 얻은 기능으로 충분한 가치가 있었다.

일단 이게 아니고, 오류가 났던 원인은 새 모니터 스탠드를 설치하며 기존에 사용하던 USB 사운드 DAC을 뒤쪽에 안보이도록 끼워 놓았는데, 그때 볼륨 조절 버튼이 눌러져 있었던 것이었다.


역시 이건 아닐거라 생각했던 곳이 오류의 원인이었던 것.

원인을 찾았으니 다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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