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11-20

마무리 못한 올해 전국일주를 마무리 짓기 위한 여행, 결론은 반국일주

2025년 11월 17일부터 11월 20일까지 3박 4일

1일차 부산 - 담양 288.12km
2일차 담양 - 대전 282.7km
3일차 대전 - 울진(기성면) 361.47km
4일차 울진 - 부산 299.49km

추워져서 캠핑은 아예 고려하지 않고, 준비한 겨울의류만 챙겨서 큰 방수가방 하나, 배낭 하나로 단촐하게 준비했습니다.
출발 시간은 해가 뜨고 기온이 좀 오른 10시쯤으로 계획하고, 종료 시간은 해지기 전으로 전과 같은 시간입니다.


1일차
큰 국도를 따라 빠르게 지난 여행 중단점인 전남 무안으로 가려고 합니다.
부산, 김해, 창원 도시를 지날 땐 괜찮았으나 도시 사이의 산길을 지날 땐 생각했던 정도로 추웠습니다. 그렇다고 아예 다니지 못할 정도는 아니었습니다.
더 외곽으로 나오니 견디기 힘들 정도로 추웠고, 속도를 내면 맞바람 때문에 더 추워지니 빠르게 갈 수도 없었습니다.

참다참다 도저히 안돼서 산청교육지원청 앞마당 주차장에서 아래, 위 각각 한 벌씩 덧 입었습니다.




이렇게 입고 나니 추운 건 여전했지만 그나마 참을만한 정도라서 중간 기착지로 정한 남원 광한루에 도착했습니다.
원래 계획대로라면 광한루를 둘러보고 가려고 했었는데 관광은 커녕 춥고 여유 시간이 없어 오늘 잘 곳을 찾아야 했습니다. 다음날 이동할 것도 생각해야 하니 원래 목적지와 최대한 가까운 곳으로, 1시간 더 운행해서 도착할 수 있는 거리인 담양의 숙소를 예약했습니다.

담양에 도착하니 해지기 전 여유있는 시간이라 담양 시내를 둘러보고 저녁 먹을 식당을 찾았습니다.
혼자 다니는 여행자가 먹기 편한 음식은 역시 국밥류입니다.



저녁 먹는 사이 해 지고 어두워져 오랜만에 야간 운행해서 10분 여 거리의 숙소에 도착했습니다.




오랜만에 욕조에서 씻고 TV 뉴스를 보며 일기예보를 확인했는데, 다음 날은 더 추워지고 특히 눈, 비 예보가 있어서 비 예보가 없는 위쪽으로 계획을 변경했습니다.



2일차
출발하기 전부터 준비해 간 겨울 의류로 갈아입었습니다. 상의는 4겹, 하의는 3겹으로 입고 장갑도 겨울용으로 바꿉니다. 어차피 걸어다닐 일은 많지 않기 때문에 퉁퉁해도 상관없습니다. 추위를 막는 것이 급선무입니다.

기온이 좀 오를 때 출발하려고 한참을 기다리다 9시 반 넘어 준비를 다 하고 출발하려니 싸래기 눈이 아주 조금씩 내리기 시작하네요.
늦기 전에 서둘러 출발해서 첫번째 목적지인 정읍시로 향합니다.
오늘은 어제와 달리 가져온 방한 장비를 썼더니 충분히 다닐만 했습니다.
그런데 처음에만 그랬습니다. 한시간을 달려 정읍에 도착할 때쯤엔 꽤 추웠습니다. 안그래도 출발할 때 만만하다고 생각이 살짝 들 때 김치국 먹지 말자고 스스로 다짐했었습니다.
아니나 다를까 다니면 다닐수록 추워졌습니다.
그래도 다행인 점은 어제처럼 너무 많이 힘들어 운전에 방해가 될 정도는 아니었습니다.



정읍에 도착하니 그동안 보이지 않던 햇빛도 비치고 하천변에 공원도 있어 잠시 멈췄는데, 멈추고 몇 분 지나지 않아 담양에서 내린 싸래기 눈보다 더 굵은 눈이 더 많이 내렸습니다.
또 쫓기듯 출발했습니다.




익산 목천대교를 지날 때쯤 다시 햇빛이 나고 강변 갈대가 멋져서 잠시 멈췄습니다



보령에 다 도착할 때쯤 간척지에서 쉬었습니다.



목적지인 대천해수욕장에 도착했습니다.
대천해수욕장은 다른 서해안의 해수욕장과 달리 익숙한 해운대해수욕장 같이 모래밭이 짧고 바로 수영할 수 있는 깊이의 바닷물이 있습니다. 그리고 택이와 덕선이의 추억의 장소라 더 친근합니다.




보령에서 안면도로 해저터널을 통과해 바로 갈 수 있는데, 오토바이는 이 길을 지날 수 없습니다.
전에 유튜브 영상을 봤는데 대천항에서 원산도로 가는 페리를 탈 수 있다고 해서 대천연안여객선터미널에 갔습니다.
점심시간인지 2시부터 운영한다고 안내문이 붙어 하고 창구는 다 닫혀 있었습니다. 
원산도로 가는 배는 하루 딱 세 번, 그 중 둘은 이미 지난 시간이고 마지막은 5시 30분이라고 검색한 블로그에 나와 있어 포기했습니다.



대신 따뜻한 터미널 의자에 앉아 다음 일정을 정하려고 한참을 검색했습니다.

내일까지는 추위가 심할 것이란 일기예보는 어제 오랜만에 보는 TV에서 봐서 올라가지 말고 옆으로 가자고 정하고, 한 때는 '노잼'의 도시에서 요즘 '성심당' 도시로 왔습니다.


대천연안여객선터미널에서 나올 때 따사로운 햇살에 위로 가 볼까 잠시 망설였었는데, 대전으로 오는 길에 엄청 추웠습니다.
그래서 위쪽으로 가지 않은 걸 다행이라 생각합니다.
더구나 대전에 도착할 때쯤해서 하도 추워서 몇 도인가 확인했는데, 당연히 영하일 것이라고 예상한 기온이 영상 6도였다는 걸 알았을 때 황당했습니다.

씻고 나와 버스를 타고 대전역 인근에 있는 성심당에 들렀습니다.





돌아오는 길에 숙소 근처인 대전복합버스터미널 인근 음식점에서 늦은 저녁으로 먹은 순두부는 맛있었습니다.



성심당에서 산 튀김 소보로는 배불러서인지 많이 느끼했습니다.






3일차

눈 뜨자마자 창문을 열어 보니 싸늘함의 격이 다릅니다.
어제 저녁 계획한대로 늦게 출발하기로 하고 게으름을 부렸습니다.
준비한 방한용품을 다 사용하고 있는 줄 알았는데, 내복을 입지 않았더군요.
비장의 내복을 입고 9시 넘어 출발했습니다.



도심에서는 따뜻했지만 교외로 나가니 조금 추워지고 첩첩산중으로 가니 많이 추워지긴 했지만 어제보단 휠씬 덜합니다. 내복을 챙겨 온 보람이 있습니다.

1시간쯤 달려 보은 어디쯤엔가 멈춰 잠시 쉬었습니다.
물도 먹고 차량 주위를 둘러 보다 보니 풀린 곳이 있어 조치를 취했습니다. 쉴 때 한 번씩 둘러 보는데 이렇게 조치를 취한 것은 처음 입니다. ^^




고개를 넘는데 큰 표지석이 눈에 띄어서 멈춰 인증 사진을 찍었습니다.
백두대간 화령



한참 더 달려 오늘의 1차 목적지인 안동 병산서원에 도착했습니다.
평일인데 관광객들이 꽤 여럿 보입니다.
대형 관광버스도 많이 오가서 서원으로 들어오는 길에 만났었는데, 좁은 길이라 겨우 지나쳤습니다.





근처 부용대에 갔더니 여기도 작은 버스에 외국인 단체 관광객들이 마침 같은 시간에 도착해서 섞여 올라 갔습니다.
선유줄불놀이에 사용하는 줄이 매어져 있어 매년 10월에 한 번 하는 줄 알고, 10월이 얼마 지나지 않아 놔 뒀나 했는데, 글 쓰며 검색해 보니 올해는 6월부터 11월까지 매월 두 번씩 한다고 나와 있네요. ^^




부용대에서 내려오는 길에 외국인들을 인솔해 온 안내자와 이런저런 이야기를 했습니다.
인솔하는 외국인은 8명이고, 오늘은 하회마을에서 자고 내일부터 이틀 동안 부산에서 지낸다고 합니다.
부산에서 들러는 곳은 해운대, 감천문화마을, 영도 흰여울마을, 자갈치등 이라고 해서 '딱 누구에게나 권하는 그 코스군요'라고 했더니 '평생 한 번 오는 여행'이라고 해서 '그럴만도 하구나' 수긍했습니다.

오늘의 최종 목적지 영덕으로 가는 길에 청송에서 잠시 쉬었습니다.




영덕에 도착해 오늘 숙소로 생각한 찜질방에 갔더니 내부 수리 중 표지가 보이고 문이 닫겨 있습니다. 여기만 믿고 왔는데, 어두워질 때까지 시간도 많이 남지 않아 다급했습니다.

급하게 다른 숙소를 찾다가 예비 숙소로 생각했던 10분 정도 떨어진 강구항에 있는 숙소로 가 봤는데, 평가 점수 6점대인 숙소는 딱 그 점수대 느낌이어서 오늘은 그냥저냥 잔다고 해도 내일 아침엔 실망할 것이란 생각이 들어 1시간쯤 걸리는 곳, 그것도 북쪽으로 가야 하는 곳에 숙소를 찾아 어두워지기 전에 도착했습니다.
숙소를 잡을 때 보통 9점대, 좀 떨어진다고 해도 8점대 후반인데, 6점대는 어떤 모습일지 상상도 안됩니다.

한참 달려 도착한 곳은 기성망양해수욕장 바로 곁이라 내일 아침에 일어나 창문을 열면 바로 바다가 보입니다.
팬션이라 조리시설이 있지만 1인 바이크 여행자는 별 의미 없습니다. 더구나 근처에 상점이 없는 외지라서 10km나 떨어진 하나로마트에 갔다 오니 금방 어두워 졌습니다.

어두워진 해수욕장을 잠시 걸어 봤는데, 어두워서 아무 것도 보이지 않았습니다.







4일차

아침 해돋이는 짧았지만 처음 보는 깔끔함이 있었습니다. 수면에 떠오르는 순간 떠오른 부분이 수면에 비춰져 달걀 노른자가 깨져 연결된 느낌이 든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이제 와서 다시 북쪽으로 가기는 애매해서 복귀하기로 결정하니 마음이 편합니다.
어제 수고한 내복은 벗기로 했습니다. 확실히 동해안쪽은 위도가 높지만 기온이 높아 덜 춥습니다.

아침 9시 되기 전 원래 계획대로 해안선을 따라 갑니다. 아무래도 부산까지 거리가 있어 시간이 많이 걸릴 거라 각오하고 있고, 정 안되면 야간 주행도 어느 정도 각오했습니다. 다행이 아는 길이니 야간 주행이라도 크게 걱정되지는 않습니다.

항상 들리는 구산해수욕장과 고래불 해수욕장에 또  들렀습니다.




월포해수욕장과 칠포해수욕장도 지나쳤습니다.




호미곶 해맞이광장 직전에 독수리바위가 있는데, 두 번 지나쳤지만 사진은 처음 찍어 봤습니다. 직접 봤을 때 독수리 느낌이 나긴 합니다.




호미곶 해맞이 광장입니다.





이제 더 지체할 시간이 없어 부산을 목적지로 내비게이션을 설정해 빠르게 이동합니다.

울산 시내를 통과하는 중 갑갑해서 힘들었는데, 바로 더웠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동안 추위에 떨었는데 이제 더워서 힘들어지네요.
울산대공원 입구에서 겉옷과 장갑을 바꿔 입으니 시원해서 다니기 편합니다.
어제는 내복을 챙겨 입고도 추위에 떨었는데, 산전벽해입니다.

보통 때라면 많이 힘들었을 퇴근시간이 가까운 시간대의 대도시 시내 통과를 크게 힘들지 않게 넘겼습니다.
평소라면 한참 짜증냈을텐데 사흘만의 복귀라 막히는 길도 재밌습니다. 마음먹기에 따라 현실이 달라보입니다.

서둘렀기 때문에 어두워지기 전에 도착했습니다.




총 1,231km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