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번처럼 4시 30분 알람을 맞춰두고 오늘은 제대로 시간 맞춰 일어났다. 버스가 다니려면 5시 20분쯤은 되야 해서 부산역쪽으로 걸어가는데, 벌써 81번은 다니고 있다.
일본영사관 앞 소녀상은 오늘도 여전해 보인다. 특이한 점은 평소보다 휠씬 많은 의경이 보였다는 거다. 보통 코너에 1명씩 있었는데, 오늘은 코너에 1명 이상, 중간에도 2, 3명이 그나마 덜 추운 날씨에 시간을 보내느라 힘겨워 보였다.
그냥 확장공사인가 했던 초량시장에서 부산고등학교쪽으로 올라가는 도로는 역시 복개천이었다. 이동네 좀 반듯하다 싶은 도로는 대부분 복개천이었다.
보수공사 때문에 근처를 지나가는데 하수구 냄세가 진동했다.
부산역으로 가는 길에 맥도날드 매장은 24시간 영업인지 사람들이 많았다. 젊은 사람이라면 기차 시간 맞출 때 이곳에서 보낼만하겠다 싶었다.
5시 25분쯤 버스정류소에 도착했는데, 아직 버스는 다니지 않는 시간 10여분을 기다려 급행버스를 탔다.
새벽시간에도 다니는 사람은 많았지만, 도로소통은 원활하니 20여분 만에 목적지에 도착했다.
아직 한참 어두운 시간, 등산로 입구쪽에 가니 에어건 소리가 났다. 잘못 들었나 싶었는데, 산행 뒤 먼지를 털 요량이로 설치된 공간에 아줌마 두 명이 있었다. 어두워 올라갈까 싶은 시간에 벌써 산행을 마치고 내려오다니 .... 참 대단하다 싶었다.
조금 오르다 전망데크에서 가락타운쪽으로 바라보면 언제나처럼 찰칵. 도시는 아무리 어두운 날에도 밝다.
어두운 산길을 그냥 오르다 길이 험하거나 주변 불빛이 가려져 너무 어두우면 준비해간 렌턴을 켜 좀 확인해 보며 갔다. 지난주처럼 렌턴을 켜고 옆길에서 내려오는 사람들을 둘 만났는데, 엄궁쪽에서 넘어오는 길이었고 근처 약수터에 다녀오나 싶었다.
오르는 길에 계속 멈춰 야경 사진을 찍으며 올랐는데, 지난주보단 더 힘든듯. 지난주엔 비가 내려 판초우의를 입고 조심조심 걸어 오르느라 땀은 많이 났지만 힘은 덜 들었는데, 오늘은 날이 맑아 아무래도 더 빨리 움직이니 더 힘들었다.
정상에는 아무도 없었다. 7시쯤 도착했는데, 해가 뜨려면 아직 30분이 더 기다려야 하니 계속 기다리고 있기엔 시간이 너무 많이 남았다.
이곳에서 사진은 이 구도가 어울려!
억새밭을 지날 때도 여전히 해는 뜨지 않은 상태였는데, 구덕 깔딱고개 전망데스크에 오를 때 해가 완전히 떠 올랐다.
깔딱고개에서 바라보는 억새밭도 눈으로 직접 보는 것보단 못하지만 꽤 멋지다.
지난주엔 뒤에 일이 있어 들러지 못했지만 구덕 꽃마을 거창어탕에서 어탕수제비와 동동주 한 잔이 필요했다.
혼자 먹기엔 양이 너무 많아 좀 적게 달라고 미리 말하고, 동동주는 반되만 받았다.
아무도 없는 식당에 TV는 휴일 아침 프로가 한참 나오고 있고, 첫 잔에 벌써 알딸딸해지고 있었다. 천천히 먹고 마신 뒤 집으로 가는 경로를 어디로 할까 생각하다 엄광산 정상으로 가는 경사길이 불편하긴 했지만 오랜만에 정상 코스로 결정했다.
식었던 땀이 다시 흐르고 부른 배와 동동주 기운이 오를 때쯤 정상에 도착했다. 시간은 벌써 늦어지고 있어 잠시 숨만 돌리고 서둘러 발걸음을 움직였다.
멀리 보이는 부산항 모습에 벌써 우리 동네에 다 도착한 느낌으로 나머지 40분도 빠르게 걸어 내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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