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02-02

눈 덮힌 산, 산행

지난 1월 31일 부산에 눈이 내렸다. 전국에 대설 주의보가 내린 상태에 부산엔 새벽부터 비가 조금씩 내리고 있었는데, 점점 눈과 비가 섞이고 나중엔 비보다 눈이 더 많이 내려 마지막엔 눈만 펄펄.

오후엔 모두 그치긴 했고 도로엔 눈 흔적도 보이지 않았는데, 산꼭대기엔 흰 눈이 쌓여 영화에서나 보던 풍경은 보여주고 있었다.

한 동안 산에 가지도 않고 해서 조만간 가 보자 싶었는데, 그 사이이 눈이 남아 있겠나 싶었는데, 눈 내린 뒤 온도가 영하로 떨어져 아침까지 여전히 남아 있었다.

올라가는 길에도 조금씩 응달에 눈자국이 보이긴 했는데, 산길 초입을 지나 조금 더 올라 가니 콘크리트로 덮여 있는 곳에 눈이 5cm 이상은 쌓여 있고, 여러 발자국에 눌려 굳어 있어 얼음처럼 되어 있었다.
등산화 바닥이 미끌미끌해 조심해서 천천히 굳어진 곳 말고 바깥쪽 아직 밟지 않아 부드러운 부분을 찾아 올라갔다. 후레시를 2개나 준비해 갔지만 6시 15분쯤이라 날이 밝아 오기도 했고, 눈이 쌓여 있어 더 밝아 보여 따로 추가 조명이 필요하진 않았다.




눈 때문인지 산행하는 사람은 보이지 않았는데, 중간 전망대에 망원경을 보고 있는 한 사람이 있었다. 조금 더 올라가 보니 운동기구 있는 곳에 몇명이 벌써 운동 중이었다. 날마다 일찍 일어나 산에 오르던 일을 눈 조금 왔었다고 오르지 않기는 어려운 일이었으리라 생각한다.



임도 끝나는 곳에 눈이 더 많이 쌓여 있어 은증샷을 한 장 찍었다.


봉수대로 올라가는 판자길에도 쌓여 있었고 헬리콥터 착륙장 옆 길엔 더 많이 쌓여 20cm 이상으로 보였다.


봉수대엔 비박하는 텐트가 4개쯤 펴져 있었다. 해 볼만한 일이다.



주변 사진을 찍으며 해가 떠오르길 기다리는 사이 새아침의 해가 떠올랐다. 1월 1일에 보던 해와 달라 보이지 않았다. 눈으로 보는 해보다 너무 적고 밋밋해 보여 몇 번이나 새로 찍었지만 사진으론 표현되지 않았다.








낮시간 지난 뒤에 산등성이를 보니 눈 내린 흔적이 전혀 보이지 않았다. 다녀오길 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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