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06-03

애증의 간이탈의실

2016년 4월 27일(수)
부푼 꿈을 안고 바다 수영 하기 위한 준비물로 원터치 간이 탈의실을 구입했었습니다.

펼칠 땐 원터치가 맞는데 접을 땐 원터치는커녕 텐터치로도 접기 힘든, 어쩌다 운이 맞아야 어떻게 접히는지도 알 수 없게 접혀버리는 그런 원터치 간이 탈의실이었습니다.

두번째나 세번째쯤 펼치고 접는 날 급기야 돌이킬 수 없는 일이 생기고 말았습니다.

바다 수영을 마치고 나와 잘 접히려나 두여움을 안고 옷을 갈아 입고, '원터치' 간이 탈의실을 접는데 그날 따라 접힐 마음이 없고, 조선비치 앞 바다수영인의 장에서 지켜보던 전문가도 나서 접어보는데 기어이 버티더니 아래쪽에 윤곽을 유지하는 스프링 같은 철사가 튀어 나와 쓸 수 없게 되었습니다.
이때 바로 버렸어야 했는데, 지인이 안쓰면 달라고 해서 주겠노라 대답하고 다시 만날 기회가 없어 옷방 한켠에 먼지를 덮어쓰고 지낸지 어언 5년.

사람이 가도 3년이면 탈상인데, 오늘에야 천과 스프링 철사를 분리해 버리려 5년만에 처음으로 끄집어 내어 펼쳐 보니 철사를 고정할 부품이 가방 안에 덩그라니 놓여 있었습니다.
끼워보니 고쳐졌습니다.


어찌어찌 접어보니 쓰리터치만에 접히기도 했습니다.

애증의 간이 탈의실, 이제는 더 나은 이와 함께한지도 5년째라 계륵도 아니고 그냥 필요없습니다.

혹시 필요하신 분 신청하세요!

쎄멘바닥에서 얼마나 접으려고 했었는지 바닥에 쓸린 부분의 천이 닳아 떨어진 부분도 있지만 탈이의 본분에는 충실합니다.
심지어 천정에 하늘을 바라보게 지퍼도 달려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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