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9-24

2025년 해안선 전국일주 - 미완

9월 14일 전라, 충청 여행에서 돌아온 후 바로 출발할 생각이었는데, 처리해야 할 일을 마무리하고 나서 일기예보에 맞추다 보니 9월 20일 12시쯤 출발했다.


2025년 9월 20일~9월 24일(4박 5일)

9월 20일 부산-경남 고성 상족암오토캠핑장
9월 21일 -금산면 고금도 익금해수욕장
9월 22일 -진도 진도풍경오토캠핑장
9월 23일 -군산
9월 24일 -부산

GPX 기준 운행 거리

20일 169.71
21일 310.00
22일 392.73
23일 447.37
24일 358.76

총 운행거리 1,678.57km



매일 10리터 주유 총 50리터


연비는 33.57km/l(실제 연비는 이것보다 좀 적을 것입니다. 이유는 출발할 때 연료통에 남아있던 것과 도착해서 남은 것의 차이를 정확히 계산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운행거리가 생각보다 많은데, 남해와 서해의 꼬불꼬불한 해안선을 따라 다녔기 때문인 것으로 생각됩니다.

2024년 전국을 한바퀴 다 돌았을 때도 총 운행거리가 약 2,840km 정도였는데, 남쪽과 서쪽 일부만 다녔는데, 생각보다 휠씬 많은 거리라 확인하고 놀랐습니다.

다니다 보면 도시를 통과하는 것은 항상 힘들고, 한적한 길을 다니는 것은 언제나 즐겁습니다.

왕복 2차선 도로를 앞, 뒤 모두 다른 차 없이 한참 달리다 보면 이 길이 영원히 계속 이어져 갔으면 하는 바람을 가지게 됩니다.

이번에 특히 진도 해안일주도로를 대부분 다녔는데, 진도 동쪽은 마을이 많고, 서쪽은 해안선에 딱 붙어 도로가 나 있고, 마을이 많지 않아 아주 한적한 도로였습니다.

'이런 길은 딱 자전거로 다녀야 하는데'라는 생각이 들 때 반대편 차선에 자전거를 타고 오는 사람들을 몇 팀 봤었습니다. 사람들의 생각이 많이 다르지 않은 것이죠.

신안군의 섬들 둘러 보는 것을 기대했는데, 바쁜 일정에 메인 도로를 따라 빠르게 움직이다 보니 기대했던 모습을 보지 못했습니다.


1일차 

짐을 챙겨서 주차장으로 내려와서 바이크에 싣고 있는데, 비가 내린다. 내린다고 말하기도 애매한 정도라서 출발하기로 했다. 을숙도를 넘을 때 좀 더 많이 내리고, 진해, 마산을 지날 때 더 많이 내렸는데, 창원에 들어서니 맑아졌다.

부산, 진해, 마산, 창원의 복잡한 시내는 빠르게 벗어나서 창원시 가포본동 친수문화공원에서부터 출발하는 것으로 정해서 이곳을 1차 목적지로 정하고 내비게이션의 안내에 따라 이동했다.
지난번 전라, 충청 여행에도 그러했다.



2024년 해안선일주할 때 비포장도로에서 넘어질 뻔 했었는데, 이곳을 벗어난 줄 알았는데 생각하지 못한 순간에 부딪쳤다.
이번엔 그리 힘들지 않게 넘어갔다. 바이크가 바뀌었다는 것이 큰 이유겠지만, 경험을 했었다는 것이 많이 작용했다. 역시 경험이 필요하다.


오후에 출발하니 얼마가지 못하고 저녁이 된다. 숙소를 찾았는데, 이번 여행에선 최대한 캠핑을 하려고 하고, 특히 노지에서 캠핑을 하려고 마음먹었는데, 캠핑할 노지를 찾는 것이 어려웠다.
결국 숙소를 찾지 않으면 안되는 순간이 와서 여행 앱에서 근처 숙소를 찾아보니 삼천포에 30,000원짜리 모텔이 하나 나와 있는데, 평점이 10점 만점에 4.6이었고, 마침 근처에 고성군에서 운영하는 캠핑장이 있어서 캠핑장을 숙소로 정했다. 토요일인데 너무 저렴한 숙소라서 모텔은 가지 않기로 했다.
2023년 구산해수욕장에서 캠핑하고, 구시포 가을 캠핑장에서 캠핑한 이후 첫 캠핑인데, 캠핑장을 이용하니 나쁘지 않았다.
주변 텐트 이웃들의 부러움을 받는 것도 나쁘지 않았다.
근처를 둘러보려고 했었는데, 순식간에 어두워져서 다음날 아침 둘러보려고 했다.




2일차

6시 전에 일어나서 세면장 이용시간인 7시가 되기를 기다렸다. 세면장만 아니면 더 일찍 일어나서 출발했을텐데 아쉽다.


씻은 후 상족암군립공원 인근을 둘러봤다.


공룡발자국




이번엔 남해군에는 가지 않고 육지로 다녔다.
멀리 남해대교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었다.


잘 준비한 지도 덕분에 힘겨운 광양, 여수를 빠르게 지나고, 순천만습지 앞에 있는 지난번 여행 때 첫 날 숙소 앞에서 잠시 쉬었다.


벌교읍에서 1인 여행자가 즐길 수 있는 통뼈감자탕 체인점에 가서 점심을 먹었다.
딱 노동하는 사람들이 즐겨찾는 집으로 여행자로 보이는 사람은 나를 포함해서 두팀이었다.
외국인 노동자가 많았고, 주인도 남자는 외국인이고, 아내로 보이는 이는 주방에서 요리를 하는데 내국인이었다. 다니다 보면 외국인 노동자를 엄청 보게 되고 지금의 현실이다.



고흥 외나로도 우주센터에서 검색해서 숙소를 찾아봤는데, 고흥군에 갈만한 곳이 없어 캠핑하기로 하고 할 곳을 찾았다. 근처의 염포해수욕장 캠핑장은 너무 가까워서 발포해수욕장에 갔다.
도착하니 놀러온 모자가 떠날 준비를 하고, 어제 여기서 캠핑한 사람도 떠나려고 준비하고 있었다.
소나무가 빽빽한 숲에 텐트를 칠 수는 있겠는데, 너무 외롭고 외져 보여서 거금도 익금해수욕장을 목적지로 정하고 빠르게 이동했다.
내비게이션이 알려주는 길이 해안가 바로 옆 길이어서 준비한 지도와 같은 길로 이동했다.
익금해수욕장은 바로 옆에 마을이 있고 한참 농사를 짓고 있었다.
해수욕장엔 텐트가 2개 있었는데, 따로 이야기를 나누진 않았다. 타고 온 차량에 붙어 있는 상호와 전화번호를 보니 부산 사상에서 온 것으로 보였다.
텐트를 칠 때 바다 모기가 너무 극성이라 텐트 밖에서 음식 먹는 것은 아예 포기하고 일찍 누워 잠을 청했다.
잠 자기가 너무 너무 힘들었다. 파도소리가 너무 켰다. 밤이 깊을 수록 파도 소리가 더 크게 들려와서 잤는지 안잤는지 모르게 다음날 아침이 되었다.






3일차

지난밤에 너무너무 힘들었다. 밤이 깊을수록 파도소리가 더 커져서 밀물이라 텐트 가까이 다가와서 그런가 싶어 아침에 눈 뜨자마자 텐트를 열어 확인했는데, 바닷물은 그 자리 그대로였다.

텐트 밖으로 나오니 소리는 작아지고, 오히려 텐트 안에 들어가니 더 커졌다.

지난번 제주도 여행 때 배 엔진 소리 때문에 잠을 못 이룬 것처럼 파도소리 때문에 잠을 잘 수 없어 일찍 일어나서 빨리 채비해서 출발했다.

돌아 다니면서 예전 구산해수욕장에서도 바닷가 근처에서 잘 잤는데, 이번에는 왜 그렇게 파도소리가 컸나 한참 생각했다. 한참 뒤에 불현듯 이유가 떠 올랐는데, 구산해수욕장에는 해수욕장 바로 앞에 방파제가 있었다. 그래서 파도가 쳐도 해수욕장 앞은 잔잔했던 것이다.

'우리 삶에도 방파제가 필요하다'란 깨달음을 얻었다. 내가 방파제가 되어 줄 수 없어서 미안하다.


5시 40분쯤 일어나서 바로 짐 챙겨서 출발했다.



거금도에 국도27호선 시점인 오천항이 있었다.


꽤나 넓은 고흥을 벗어나 보성으로 접어 들었다. 예당습지생태공원에서 잠시 쉬었다.



장흥군 정남진 해안도로


강진읍에 도착한 시간이 마침 점심시간이어서 밥집을 이리저리 찾아다녔는데, 여행자 혼자 먹을 수 있는 음식점이 많지 않았다.
소고기국밥은 좋아하지만 소머리국밥은 먹고 싶지 않았는데, 선택의 여지가 없어 찾은 국밥집도 종업원이 시큰둥하게 맞이한다. 그나마 여긴 창가 자리에 1인석으로 3자리가 있는데, 양 옆 두자리는 사람이 있고, 가운데 자리가 비어 있었다.
점심시간이 끝나 탁자가 몇몇 비어 있었는데도 이곳에만 앉아야만 했나 보다.


진도군에 갔다. 두 번의 전국일주에서 진도는 둘 다 건너뛰었는데, 시간 때문이고, 예전에 팽목항에 가 봤었기 때문이었다. 이번에는 꼭 돌아보고 싶었고, 시간상 진도에서 하루밤을 자야 했다.
가계해수욕장을 목적지로 이동하는 중 가는 길에 벽파정이 있어 들렀다.


가계해수욕장은 너무 개발되어 있고 야영금지였다.
진도군에서 운영하는 캠핑장이 있어 운림공원 내 오토캠핑장으로 갔다.
캠핑장 운영 사무실이 공원 내에 있었는데, 직원들이 많았다.
2만원인줄 알았는데 3만원을 받아 불만이었지만 따로 이야기하지는 않았다.
홈페이지를 다시 보니 비수기 2만, 성수기 3만인데, 10월까지 성수기였다. ^^

데크가 있는 캠핑장에 꼭 가고 싶었는데, 데크용 팩을 따로 준비했기 때문이었다.
모래사장용, 데크용, 데크용 나사로 37,000원어치 팩을 구입했는데 쓸모가 있었다.



밝을 땐 근처 파크골프장에 사람이 많았는데, 캠핑장엔 아무도 없었다. 확인해 보진 않았지만 밤을 지샌 사람은 나 밖에 없었던 것 같다.



해남 땅끝 전망대 주차장에서 골드윙과 XMAX 차주를 만나 바이크 여행을 주제로 이야기를 나눴다.
평소 다른 바이커를 만나 이야기할 기회가 없었는데, 즐거운 경험이었다.
급해서 먼저 출발한다고 바이크를 옮기는데 제꿍을 했다.
골드윙이 주차된 옆 앞쪽 경사가 있는 곳에 주차를 했는데, 뒤로 밀어 나간 뒤 운행을 해야 했는데, 마음이 급했다. 골드윙은 후진이 가능하다. ^^;
주변에 있던 사람이 급히 뛰어와 도와 주어 겨우 바이크를 세우고 출발했다.
다니면서 한참을 자책했다. 그렇지만 이것도 경험이 되었다. 마이크로 5핀 충전 케이블 하나 고장나고, 어차피 상처가 나 있는 범퍼에 상처가 추가된 정도라서 손해는 많지 않았고, 교훈은 커서 이익으로 판단한다.


4일차

출발을 결심할 때 여정 중 전국적인 비 예보가 하루 있었는데, 늘어났다. 특히 전라도쪽에 많은 비와 이틀 이상으로 예보가 바뀌었다.

저렴한 숙소가 있는 곳에서 하루나 이틀 정도 비를 피하거나 빠르게 충청, 경기도쪽으로 이동하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했다. 우중 라이딩은 피하고 싶고, 비 올 땐 텐트에서 있고 싶지 않았다.





진도를 한바퀴 해안선을 따라 도는데, 경치가 좋았다.
가는 길에 진도 남도진성이 있어 잠시 쉬었다.
해안에서 5km 떨어진 곳의 성인데, 왜구를 피하기 위한 성이라고 해서 의아해 했다.
왜구는 도적 수준이라고 생각했었는데, 이 정도의 성이 필요하다면 군대 수준의 병력 규모란 것이다.
역사를 배웠지만 영화나 드라마에서 본 규모로 생각하고 있어서 미처 몰랐던 것을 이번에 조금 다르게 생각하게 되었다.



팽목항은 진도항이었고 주변이 많이 변했다. 그리고 변함없는 곳도 있었다.
아직도 바뀐 것이 많지 않다. 정권이 바뀌어도. 더 많이 바뀌어야 한다.


진도 동쪽은 마을이 해변 근처에 많았는데, 서쪽은 마을이 많지 않고 해안 절벽이 많았다.
길은 아주 좋았다. 자전거로 다니면 더 많은 것을 볼 수 있겠다고 생각했더니 바로 맞은편에 자전거 여행자들이 여럿 보였다.




진도타워에서 바라본 진도대교


이번 일정에서 신안군의 섬들을 둘러 보고 싶었는데, 비 예보와 함께 일정 때문에 망설였다.
신안군 섬을 둘러보고 영광군 법성포 인근에 저렴한 숙소가 있어서 그곳에 가기로 했다.
다리를 건너 갈 수 있는 증도면 우천해수욕장을 목적지로 해서 갔는데, 가는 길은 보통은 편도 1차선 국도로 바다가 보일 때도 있고 그냥 산속의 밭 풍경인 곳도 많아 신안의 섬이라는 느낌이 없었다.
도착한 우천해수욕장은 해수욕장 느낌도 아니어서 황당했고, 신한 하면 떠 오르는 염전은 아예 보이지도 않았다.
증도 끄터머리인 증도왕바위여객선터미널까지 갔다.


임자면 임자도 대광해수욕장으로 갔더니 가는 길에 조그만 염전이 있고, 개발된 해수욕장이라서 그나마 위안을 삼고 법성포가 아닌 아예 군산을 목적지로 해서 빠르게 이동했다.


3시간 반 이상 국도를 따라 군산으로 갔다.
새만금방조제로 가지 않고 4번 국도로 새만금을 지났는데, 지루한 길이었지만 차들이 없어 다니기는 좋았다.
군산에 들어와서 초원사진관으로 가는 길에 BMW 1250 GS를 타는 바이커가 같이 커피를 한 잔 하자고 해서 그러자고 하고 초원사진관에 도착해 적당히 주차하고 옆 8월의 크리스마스 커피숖에서 라떼를 한 잔 얻어 마셨다.
본인은 부여에서 거주하고 농기계 관련 업체를 운영한다고, 바이크 동호회에서 활동하고 친구를 많이 사귄다고, 숙소를 정하지 않았다면 부여의 집에 가면 개러지처럼 분리된 공간이 있으니 같이 가자고 여러 번 권했다.
처음부터 아예 가지 않겠다고 단호히 거절했다. 특별히 쎄한 느낌이 있어서 그랬던 것은 아니었고, 잘 몰랐지만 싫었다. 왜 그랬는지 생각해 봤는데, 따라가면 내가 일정을 정하는데 불편함이 있을 것이라고 무의식적으로 느꼈던 것 같다.


지난번에 갔었던 숙소에 다시 갔고, 걸어서 다이소에 들러 마이크로 5핀 케이블을 구입하고, 다시 걸어서 이성당에 갔다.






5일차

숙소에서 TV로 일기예보를 보니 며칠 비가 내린다고 해서 고민하다가 복귀하기로 결정했다.

어차피 다음 주에 일이 있어 복귀해야 하는데, 더 위로 올라가면 돌아가는데 시간이 더 많이 걸리고, 괜히 바쁘다고 빠르게 이동하면 의미없는 선긋기가 될 뿐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이번은 여기서 멈추고 여유될 때 다시 와서 이어서 시작하겠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날씨가 너무 좋았다.


이동하는 내내 날씨가 너무 좋아서 '잘못된 선택인가' 고민했다.
장수군 장계면 소재 주유소에서 주유하는데 야마하 R3를 몬다는 주유원이 자신도 아침에 라이딩 가려 했는데, 천둥소리가 나서 가지 않았다고 해서 조금 안심했다.
그리고 덕유산 육심령고개를 오르려 할 때 심상찮은 구름이 보여 좋아했다.



덕유산 고개를 넘고 경상도로 넘어왔더니 언제 그랬냐는 듯 햇빛이 쨍쨍하다.

의령까지 와서 여전히 맑은 날씨여서 바로 부산으로 가지 않고, 돌아서 진동으로 가서 왔던 길을 따라 되돌아가기로 했다.



진동면 광암항 인근 수정궁식당에서 물회로 점심을 먹었다. 이곳은 지난번 전라, 충청 여행에서 첫 식사를 한 곳이다.


가폰본동친수문화공원에 되돌아왔다.



진해를 지날 때 비가 갑자기 쏟아져 주유소에서 비옷으로 갈아입었고, 강서구로 들어서니 좀 잦아들긴 했지만 계속 조금씩 비가 내렸다.

오후 4시 10분쯤 복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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