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전등에 들어있는 건전지를 소모하기 위해 어두울 때 산행을 가려고 여러 번 마음먹고 한 두번 가기도 했는데, 출발 시간이 늦어 어둡지 않아 손전등을 쓰지 못했는데, 드디어 오늘 손전등을 조금 썼다.
불빛과 어두움 경계 부분에 전에는 없던 의자가 놓여 있었고, 그 자리에 앉아 휴대폰을 보는 아저씨가 있었는데, 5미터 앞에선 그냥 어둠에 묻힌 무언가로 봤었다가, 3미터쯤에선 사람 모양의 동상으로 보였고, 동상 손바닥에 간접 가로등 같은 걸 설치했네 싶었다가, 1미터 앞에선 등이 아니라 휴대폰을 두고 갔구나라고 생각했는데, 그것이 사람이란걸 알고 등골이 서늘했다.
아주 서늘한 것은 아니었지만 원래 생각했던 공동묘지를 거쳐 구봉산 정상으로 오르는 길 대신 가야쪽으로 둘러 가는 넓은 길로 가기로 정할만큼은 놀랐다.
가는 동안 몇 번이나 경로를 바꿔 처음 가보는 길로 가기도 하고, 결국엔 익숙한 길로 찾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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